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에서 ‘잔다르크’로 불리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아마존 여전사’ 마리나 시우바 전 환경장관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잔다르크 VS 아마존 여전사, 결선 투표까지 갈 듯=집권당 노동자당(PT)의 호세프 대통령을 비롯해 브라질사회당(PSB)의 시우바 후보,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 등 모두 11명이 출마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6일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당초 호세프 대통령은 지나친 시장개입과 부진한 경제성장, 의회와의 소통부재 등으로 재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다크호스였던 에두아르두 캄푸스 PSB 후보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시우바 전 장관이 부상해 박빙 양상을 보였다. 시우바는 친(親)기업노선과 정치혁신 등을 내세워 바람몰이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을 넘기면서 호세프 대통령의 우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40%, 시우바 후보와 네비스 후보는 각각 25%, 20%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결선투표에서도 호세프 대통령이 49%를 얻어 41%의 시우바 후보를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집권당 조직력이 움직이면서 막판 판세가 변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룰라 정책 계승하겠다”=호세프 대통령은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 시절 반정부 게릴라 조직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1970년 국가전복 모의 혐의로 구속돼 3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이때 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백인인 호세프 대통령은 불가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브라질연방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경제통화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반면 시우바 후보는 1984년부터 환경운동가로 일해 왔으며 브라질 정부의 열대우림 벌목을 줄이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쳐 ‘아마존 여전사’로 불린다. 아마존 정글에서 백인 어머니와 물라토(백인과 흑인의 혼혈)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난해서 굶기를 밥 먹듯 했고 열대 전염병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16세가 되던 해 큰 도시로 나와 글쓰기를 배울 정도였다.
두 사람 모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의 사회·경제정책 승계를 강조하고 있다. 시우바 후보 역시 물가안정목표제와 외환시장 개입 최소화 등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8년 재임기간에 2000만명을 극빈층에서 탈출시키고 3100만명을 중산층에 편입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은 2011∼2013년 평균 2.1%에 불과한 낮은 성장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우바 후보는 환경장관을 지낸 것 외에 별다른 경력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기획] 브라질 대통령 선거, ‘잔다르크’냐 ‘아마존 女전사’냐… 호세프, 재선 성공 전망
입력 2014-10-03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