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반한감정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운영미숙이 드러났는데요. 유독 몽골과의 문제가 많았습니다. 몽골 여자유도 단체팀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됐고, 국기를 거꾸로 게양하거나 국가명을 잘못 표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심지어 남자복싱에서는 판정시비까지 나왔습니다.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을 수 있을까요?
지난달 30일 몽골계 자치공화국인 부랴티야공화국 신문 ARD 인터넷판은 몽골 여자유도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이 불쾌한 행동을 했다. 우리들이 먹을 음식이 든 냄비에 여성용품을 넣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랴티야공화국은 1958년까지 몽골자치공화국이라고 불렸습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죠.
나라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몽골은 지난달 20일 남자농구 예선전에서 홍콩에게 86대 77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공식 블로그에 몽골을 몽골-차이나(Mongolia-China)라고 표기한 겁니다. 물론 곧바로 고쳐졌지만 몽골 사람들은 “몽골을 중국 영토라고 선언한 것”이라고 분노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매우 예민한 문제였던 것이죠.
여기에 판정시비 논란이 기름을 부었습니다. 지난달 30일 남자복싱 56㎏급 8강전에서 함상명(19·용인대)이 몽골의 툭스초그트 은얌바야르를 3대 0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은얌바야르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습니다.
이 경기를 본 몽골 출신 일본 스모 전 챔피언 아사쇼류 아키노리(34)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자식”이라는 거친 말로 함 선수를 비난했습니다. 아사쇼루는 선수촌에 몽골 국기가 거꾸로 게양된 장면을 찍은 사진도 올렸습니다.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 몽골 손님에게 장난치지마라”고 했습니다.
불안한 건 교민들입니다. 몽골 주재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다”며 “반한정서가 표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교민들은 가급적 몽골인들과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논쟁을 삼가고, 식당이나 술집에서 시비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아시안게임 때문에 외국에도 못갈 듯” “이번 아시안게임 논란만 몇 개야” “한국인으로서 정말 미안하다” “몽골이랑 사이 안 좋아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2일 “복싱 판정시비는 해당 선수가 현장에서 항의했지만 조직위에 공식 항의하지 않았다”며 “나머지 사항은 보고된 것이 없다. 확인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몽골은 외모부터 언어까지 여러모로 우리와 많이 닮았습니다. 형제의 나라라고 하죠.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미숙한 운영 때문에 괜히 사이가 나빠지는 건 아닐까 걱정입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친절한 쿡기자] 화합·배려의 축제 아시안게임? 반한감정 키운 ‘不和 유발 대회’
입력 2014-10-03 0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