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의지가 없는 쪽은 어디일까.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놓고 갈등하고 있는 노사는 서로 상대의 대화 의지에 대해 비방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생길 경우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식으로 비쳐져 비난의 화살이 몰릴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에게 서신을 보내 1일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으나 외환노조위원장이 불참했다며 진정한 대화 의지가 없는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기통합 관련 노조와의 대화 자리에 김 회장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무조건적인 징계 철회 주장과 일방적 회의진행 등을 보면 노조가 진정한 대화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은 게 확인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화 노력은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불참’이란 말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한다. 2·17합의서의 당사자가 아닌 하나은행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것도 부적절하며, 하나금융지주가 기존 합의를 어기는 상황에서 중재역할을 맡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설명이다. 노조는 2·17합의 체결 당시 중재 및 입회인이었던 금융위원회에 중재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대화를 둘러싼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측은 노조에 19차례나 대화요청 공문을 보냈고,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7차례 조합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충분히 노력했음에도 노조가 공식 대화석상에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기습적으로 찾아와 대화를 하자고 해놓고 책임을 노조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대화 제의 역시 노조는 ‘지주의 일방적 쇼잉(showing)’이라고 주장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즈카페] 하나금융지주-외환은행 노조 조기통합 놓고 끝없는 비난전
입력 2014-10-03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