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정상회담… 베트남 교통 인프라 건설에 120억 달러 지원

입력 2014-10-03 03:10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동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 기업의 베트남 내 각종 대형 교통·에너지 인프라사업 진출을 위한 120억 달러(약 12조7000억원) 규모의 양국 간 금융지원협력에 합의했다. 또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 의지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청와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국 경제협력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우선 회담에서 베트남의 고속철 지하철 석탄화력발전설비 건설 등에 우리 수출입은행이 주선해 12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120억 달러 중 100억 달러는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제공되는 대출로, 우리 기업이 수주하지 못할 경우 제공되지 않는다. 나머지 20억 달러는 차관으로 제공된다.

금융지원 대상사업은 호찌민∼나짱 준고속철 사업(총사업비 71억 달러), 하노이시 지하철 3·8호선(12억 달러), 석탄화력발전설비 건설사업(19억 달러)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일본 프랑스 등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의 대형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데 크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베트남 지뢰 및 불발탄 피해자 지원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과거 베트남전 상흔 치유 및 양자 간 신뢰구축을 위해 체결된 것으로, 베트남 측의 강한 요청을 우리 정부가 수용함에 따라 성사됐다. 양국은 앞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밖에 양국 간 FTA 협상을 올 연말까지 타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양국은 2012년 8월 FTA 협상 개시 이래 총 7차례 공식 협상을 진행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베트남 측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 정부의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베트남 공산당 서열 1위인 쫑 서기장의 방한은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이은 양국 최고위층 인사 교류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