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 ‘석촌호수·안전·교통’ 대책 이행 안 하면 승인 취소

입력 2014-10-03 04:00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 옆에 짓고 있는 제2롯데월드 조감도. 국내 최대 높이인 123층의 월드타워동은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쇼핑·문화·관광시설을 갖춘 저층부 3개 동(아래)은 완공돼 2일 서울시로부터 임시사용 승인을 받았다.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2일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임시사용을 승인하기로 한 것은 전문가들이 건물 자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황에서 승인을 거부할 명분이 없는 데다 완공된 일부 공간을 계속 비워둘 경우 업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논란이 됐던 안전문제와 교통대책 등에 대한 롯데 측의 지속적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조건부 승인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조건=서울시 요구사항은 공사장 안전, 교통수요 관리, 석촌호수 주변안전, 건축물 안전 등 4가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라는 것이다.

롯데는 건설 중인 123층 규모의 타워동 공사장에서 낙하물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망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외주부 수직보호망, CCTV와 방송시스템, 안전요원 고정배치 등을 시행해야 한다. 특히 첨탑 구조물 조립 작업 시 중량물 낙하위험이 없도록 작업계획서를 사전에 점검받아야 한다.

교통대책으로는 주차요금 완전 유료화, 사전예약제 등 자가용 차량 이용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제2롯데월드 주차장 요금은 10분당 1000원, 3시간 초과 시 10분당 1500원을 받는다. 주차감면이나 무료주차 쿠폰 발행도 허용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대책 시행에도 교통 상황이 악화되면 주차장을 아예 폐쇄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석촌호수 주변 안전과 관련, 연구 용역에서 제2롯데월드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저하 및 주변 지반 침하의 원인이라고 판명되면 롯데는 용역 결과에 제시된 제반대책을 이행해야 하며 미이행 시 승인이 취소된다.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5월에 나온다.

◇안전·교통대란 문제없나=서울시는 시민안전 확보 및 교통불편 최소화를 위한 제반 대책이 마련됐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민자문단에서조차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주변지반 안정성 문제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임시사용을 불허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나왔다. 참여연대 등은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하수 유출에 따른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도 아직 규명되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을 서둘러야 할 까닭을 모르겠다”며 임시사용 승인 철회를 촉구했다.

교통혼잡도 우려된다. 롯데 측은 82개 미비점에 대해 보완서를 냈으나 탄천변 동쪽 도로 확장공사와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등 교통 개선대책이 완성되지 않았다. 주차장 예약제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유명무실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