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인 관광객 유치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려면

입력 2014-10-03 03:17
언제부터인가 서울 명동 일대는 한국인지, 중국인지 구분이 쉽지 않을 만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명동 곳곳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색, 붉은색 치장들이 눈에 띄고 인근 대형 백화점과 명동 상가에서는 우리말보다 중국말이 더 크게 들릴 정도다. 노점상들까지 중국어 메뉴를 내걸고 손님을 맞고 있다.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336만명으로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단일국가 방문객으로는 처음으로 이달 중 500만명을 돌파하며 연말까지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국경절(10월 1∼7일) 기간에만 16만명의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는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지난해 중국인이 한국에서 쓴 돈은 7조6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지출의 49%에 달한다.

그러나 이런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될 과제가 많다. 엔저 및 경기 영향의 탓이 커지면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일본인 관광객의 재판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벌써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인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지난해 말 현재 5점 만점에 4.11로 전년 같은 기간 4.14에 비해 낮아졌다. 3년 내 재방문 의사는 2012년 말 3.97에서 2013년 말 3.85로, 재방문율 역시 86.6%에서 83.6%로 떨어졌다. 관광 이후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3.65에서 3.61로 하락했다. 주요 조사대상 16개국 관광객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의 씀씀이 감소로 이어졌다. 올 1분기 중국인 1인당 지출경비는 1738달러로 전 분기 2182달러에 비해 20.4% 줄었다.

무엇보다 관광상품의 획기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지금처럼 서울과 제주에서의 면세점 쇼핑 위주로는 곧 한계에 부닥친다. 복잡한 도심의 관광버스에서 내려 쫓기듯 쇼핑하고, 다시 다음 상가로 옮기는 등의 행태에 중국인들도 싫증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내국인에게도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기회비용의 손실도 적지 않다.

‘한국관광=쇼핑’이란 개념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가정집 체험 등 문화체험 상품을 늘리고 전통과 지역 특성을 연계한 다변화가 요구된다. 서울의 백화점, 고궁과 명소의 지역 특화 레포츠(둘레길 걷기, 철길자전거, 겨울철 스키, 아쿠아스포츠 등), 지역 특산품과 별미를 연계하는 상품 등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7월 전국 5개 어촌계를 ‘국제관광 어촌체험마을’로 지정해 중국인들에게 호평을 받은 것은 좋은 사례다. 중국인들이 불편하다고 꼽은 언어소통 문제나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비싼 물가, 안내표지판 부족 등도 개선해야겠다.

관광은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이다. 한국관광공사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중국인을 위한 맞춤형 정책과 상품을 마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