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듬체조가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것은 손연재(20·연세대)의 공이 크지만 혼자서 해낸 것은 아니다. 손연재 외에 김윤희(23·인천시청) 이다애(20·세종대) 이나경(16·사진·세종고)이 함께 최선을 다한 결과다. 특히 1일 단체전에서 관객들은 ‘포스트 손연재’ 이나경의 당찬 연기에 주목했다.
고등학교 1학년으로 대표팀 막내인 이나경에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처음 출전하는 국제 대회다. 단체전에서 곤봉과 리본 2개 종목에 출전해 각각 14.666점, 14.300점을 받았다. 손연재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종합 동메달을 땄을 때도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건 이나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이나경은 손연재의 직속 후배다. 유치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리듬체조를 시작한 후 세종초-광장중-세종고까지 손연재와 쭉 같은 길을 걸었다. 중학교 때까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운동과 리듬체조를 병행해오다가 지난해부터 김지희 전 대표팀 코치 밑에서 배우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한국 리듬체조계는 이나경을 천송이(세종고) 김한솔(강원체고)과 함께 ‘포스트 손연재 3총사’로 부른다. 이나경은 중등부까지만 하더라도 천송이와 김한솔에 다소 뒤졌으나 올 들어 KBS배 리듬체조대회 고등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대표 선발전에서도 대학생 언니들을 제치고 고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이나경의 장점은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대범함이다. 기본기가 좋은 데다 워낙 훈련량이 많아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단체전이 끝난 후 “국제대회 출전은 처음이라서 평소에 없던 부담과 압박감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지만 막상 해보니까 별거 아닌 것 같다”며 “처음 연기한 리본에서 잔실수가 많기는 했지만 만족한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한국 관중의 호응이 커서 더 편했던 것 같다”며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요건 중 하나인 ‘무대체질’도 드러냈다.
이나경의 롤모델은 손연재다. 그는 “연재 언니처럼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꿈은 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는 포부를 말했다. 이어 “대회가 끝났으니 이제 휴식을 취하고 잘 되지 않는 부분을 보완하겠다”며 “흥분을 해서 실수가 잦았는데 침착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인천의 ★! 그대-⑭ 리듬체조 이나경] “연재 언니처럼 될래요”
입력 2014-10-03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