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글을 시작했을 때부터 마치는 지금까지 주님의 인도하심대로 쓰고자했다. 처음부터 내 생각, 즉 집필의 순서와 계획 같은 것을 아예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먹었었다. 그래서 나도 내가 어떤 글을 써낼지 궁금해했음을 고백한다. 이제 나는 나의 하나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는 검사를 했기에 직업병 같은 것이 있다. 증거 찾기가 그것이다. “대한민국을 하나님이 만드신 것을 믿으십니까”라고 물으면 믿는 분들은 대부분 “아멘”하고 대답하신다. 그러나 “증거가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머뭇거리신다. 그 증거를 찾았다. 처음 국회로 왔을 때 제헌국회 속기록에서 발견했다. 1948년 5월 31일 대한민국 국회 1차 회의가 열렸다. 이때 임시의장이 이승만 박사이다. 그분이 했던 말씀이 그대로 기록되어있다.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을 당해 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먼저 우리가 다 성심으로 일어서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릴 터인데 이윤영 의원 나오셔서 간단한 말씀으로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윤영 의원 기도, 일동기립)
지금의 국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이렇게 기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손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해서 제헌국회를 열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일 아니었을까. 이윤영 의원은 목사님이었다고 한다. 기도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선림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이 땅에 축복하셔서 감사에 넘치는 오늘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 그리고 기도는 이렇게 끝맺는다. ‘역사의 첫걸음을 걷는 오늘 우리의 환희와 우리의 감격에 넘치는 이 민족적 기쁨을 다 하나님에게 영광과 감사를 올리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나이다. 아멘’
내가 어릴 때 연로하신 장로님들께서 하셨던 그 기도였다. 울컥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럼 그렇지 증거가 있었네!” 하나님이 하신 것이다. 또 두 번째 증거를 찾았다. 애국가의 가사는 안창호 선생이 지은 시라고 한다. 안창호 선생은 금식기도를 하면서 이 가사를 지었다고 한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에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원하고, 우리 민족의 단결을 기원하고, 민주주의를 기원하면서…그래서 원가사에 하나님이 보우하사가 나오는 것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이면서 지휘자인 안익태 선생은 이 가사를 처음 듣고 ‘애국가는 내 손으로 작곡하고야 말리라’고 결심한다.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라고 믿으면서. 그는 어느 날 꿈결에 악상이 떠오르면서 잠에서 깬다. 그렇게 하여 애국가가 완성된다. 안익태 선생은 많은 사람에게 꿈으로 보여주신 하나님의 계시였노라고 말했다고 한다. 1948년 우리 정부가 만들어지고 애국가를 대한민국의 국가로 정식 채택하였을 때, 안익태 선생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 우리 정부가 채택한 애국가는 본인이 지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본인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우리 동포들에게 전달한 것뿐입니다. 이 아름다운 선물에 감사하고 보답하는 일을 하렵니다.’
또 울컥했다. 그럼 그렇지. 하나님이 하셨다.
증거를 종합하면 ‘대한민국은 기도로 시작했고, 애국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로 귀결된다. 나라를 사랑한 수많은 선조들의 눈물과 기도가 그 안에 있었던 것이다.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시작하신 나라, 하나님이 이끌어 가심을 믿기 때문이다. 통일 대한민국을 기대하면서 기도로서 마친다.
정리=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역경의 열매] 정미경 (17·끝) 대한민국·애국가…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입력 2014-10-03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