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종목 잇달아 승전보‘코리안 데이’…女 하키 16년 만에 만리장성 넘었다

입력 2014-10-02 05:37
구기종목 ‘코리안 데이’였다. 네 차례 열린 한·중전, 한·일전에서 한국이 모두 활짝 웃었다.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김다래의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을 1대 0으로 꺾었다. 한국은 1998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상대가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3연패한 중국이어서 기쁨은 더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을 잡기 위해 2010년 중국 여자 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상열 감독을 지난해 고문으로 초빙했다. 김 감독은 중국의 기술과 전략을 대표팀에 알려 줬고, 중국을 철저하게 분석한 한국은 마침내 중국의 아성을 허물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을 29대 19로 대파했다. 한국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방심한 탓에 일본에 덜미를 잡혀 아시안게임 6연패에 실패했다. 체면을 구긴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안방에서 4년 전의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한국 선수들은 단단히 벼르고 나온 듯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와 속공으로 점수를 뽑아냈다. 노련한 베테랑 우선희는 후배들을 이끌고 일본 격파의 선봉에 섰다. 우선희는 전반 1분3초 화려한 개인기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류은희는 연속 골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전반 7분쯤 0-3으로 끌려간 일본은 당황해 슛을 남발했다. 그러나 번번이 철벽 골키퍼 박미라의 손에 걸렸다.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서두르지 않고 공격을 풀어 나갔다. 전반 15분46초 김온아가 멋진 점프슛을 터뜨리자 스코어는 10-3으로 벌어졌다. 후반 10분쯤 한국은 류은희의 7m 페널티스로로 23-9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승부는 여기서 끝이었다. 남은 경기는 한국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 주기 위한 쇼 같았다.

우선희는 경기 후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뭉친 덕분에 크게 이길 수 있었다”며 “지난 4개월 동안 일본만 생각하고 훈련했다. 광저우 대회 때 금메달을 못 딴 한을 풀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남녀 농구 대표팀도 나란히 일본을 제압했다. 여자 대표팀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58대 53으로 이겼다. 여자 대표팀은 2일 오후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남자 대표팀도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71대 63으로 눌렀다. 이란과의 결승전은 3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한편 정구 대표팀의 김범준-김애경은 혼합복식 결승에서 줘모-천후이(중국)를 5대 1로 꺾고 한국 정구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인천=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