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에는 주요 대기업과 금융공기업 등 선호도가 높은 기업들의 시험이 몰려 있다. 특히 주요 대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겠다며 일제히 ‘한국사’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취준생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 상반기 10만명의 지원자가 몰렸던 삼성그룹은 오는 12일 인·적성검사를 치른다. LG그룹(4일)과 현대차그룹(9일), SK그룹(19일) 등 주요 대기업도 인·적성검사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10월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던 수십만명의 학생이 구직자로 분류돼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18일에는 ‘A매치 데이’라 불리는 금융공기업 필기시험도 예정돼 있다.
하반기 채용에서 유독 ‘한국사’를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취준생들의 고민도 늘었다. 내년 초 졸업을 앞둔 장모(28)씨는 지난달 초부터 한국사 스터디를 시작했다. 장씨는 1일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국사는 거의 손놓고 있었는데 다시 공부하려니 막막하다”며 “학생들 사이에서는 문항도 더 까다로워질 거란 얘기가 많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올해 처음 LG·SK그룹이 한국사 문항을 도입한 데 이어 삼성그룹도 인·적성검사에서 상식 문항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역사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평가한다.
역사 문제 출제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대학가에서는 한국사 관련 자격증이 필수로 인식되면서 대다수의 취준생들이 자격증을 보유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굳이 시험 형태로 부담을 주는 것은 지나친 생색내기라는 지적이다.
또 금융공기업이나 그룹 계열사가 같은 날 시험을 치르는 것은 공급자 위주의 채용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취준생들이 어렵게 서류전형을 통과하더라도 1곳만 지원해야 하는 전형 특성상 합격 가능성이 줄기 때문이다. 한 취업분석기관 관계자는 “인재를 뺏기고 싶지 않은 기업들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취준생 입장에서는 그나마 적은 기회마저 줄어드는 것이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10월은 ‘취업 A매치’ 취준생 ‘한국사’ 고민
입력 2014-10-02 0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