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美 ‘공정임금법’ 이끈 여성 노동자의 투쟁기

입력 2014-10-03 03:05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해 1월 29일 제111차 미 의회를 통과한 ‘릴리 레드베터 공정임금법’에 사인을 했다. 그가 미국 대통령이란 권한을 가지고 한 첫 승인 사인이었다. ‘릴리 레드베터법’은 임금 차별과 관련된 소송은 차별적인 임금이 결정된 지 18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는 1964년 민권법 상의 제한 규정을 수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 책은 법안을 이끈 릴리 레드베터의 자서전이다.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시골 마을에 살았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1979년부터 ‘굿이어’ 타이어 공장에서 20여 년간 일했다. 열정적으로 일한 성과를 인정받아 관리자 자리에 올랐지만 끝없는 성차별과 부조리를 당했다. 함께 입사한 남자 직원들보다 1000∼2000달러가량 적은 월급을 받았던 것. 그는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팔을 걷어붙였다. 소송엔 꼬박 8년이 걸렸다. 대법원까지 이르렀고 패소했지만 한 판사가 판결에 불복, 반대의견을 표명하면서 결국 법안을 이끌어 냈다.

“그는 정의로부터 거부당했지만 그 여정은 다른 사람들이 그 정의를 누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버락 오바마)

릴리는 현재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 투쟁 현장을 돌며 연대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수경·김다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