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윤 모(31)씨는 얼마 전 혼수품을 알아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발품을 팔아가며 유명 가구점을 방문해 정보를 습득했고, 그 중 세계 1위라는 침대 브랜드 제품으로 거의 결정을 하던 참이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일단 수입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세계 1위라는 타이틀도 신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씨는 본인이 ‘찜’한 제품이 세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윤씨는 “600만원∼700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매트리스가 중국산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는데 세계 1위 침대 브랜드라는 대리점 직원의 말만 듣고 샀으면 어땠을지 아찔하다”고 말했다.
이사철과 혼수철이 다가오면서 가구업계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그 중 침대 업계는 한정된 파이에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과열 양상까지 띠고 있다. 이 가운데, 세계 1위 브랜드라 일컬어지며 수입 매트리스 중 단연 주목을 받았던 씰리코리아가 홈페이지(사진)에 석연치 않은 광고 홍보 내용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간 세계 1위라는 명성과 함께 호주 정통 매트리스라는 점을 내세웠던 씰리코리아의 홍보 전략이 고객 몰이를 위한 과도한 소비자 현혹 광고에 가깝다. 현재 200만 원대부터 1000만 원대의 매트리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씰리코리아는 미국 퍼니처 투데이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미국 침대 브랜드에서 수십 년간 1위로 선정됐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잡지에서 발표한 상위 침대 브랜드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썰타 침대가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씰리는 2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또 씰리코리아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살펴보면, 700만 원대 침대의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형태) 생산지는 중국과 태국이다. 반면 씰리코리아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에이스 시몬스 한샘 등의 매트리스 생산지는 한국이다.
다른 소비재 제품과는 달리 가구나 침대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각 브랜드들의 제품 품질의 차이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광고나 홍보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현혹 광고 문구를 남발하게 되면 실질적인 고객 피해를 야기 시킬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매트리스 시장을 잡기 위해 근거 없는 ‘프리미엄’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500만 원대 이상의 고가 매트리스를 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씰리의 경우 실제로는 대부분의 제품을 태국이나 중국 등지의 OEM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왜, 어떤 이유로 고가이며 프리미엄인지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고 단순히 ‘비싼 제품은 좋은 제품’이라는 공식을 주입하는 것은 과도한 서바이벌 전략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씰리코리아 관계자는 OEM 생산에 대해 “OEM이 아니라 각 나라에 씰리공장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1위 마케팅에 대해 “현재는 1위와의 격차가 0.5%정도로 미비한 수준”이라며 “1위라는 표현자체는 지난 수십 년간 1위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조규봉 쿠키뉴스 기자 ckb@kukimedia.co.kr
소비자 현혹 ‘씰리’ 광고… 매트리스 중국산 세계1위 자랑은 ‘과거지사’
입력 2014-10-02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