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및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본격 조사에 나선 가운데 유통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본격 조사한 데 이어 위법사항이 드러날 시 연내 엄중 제재할 방침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금융 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롯데그룹의 내부거래금액은 1조40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2억원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 13조7073억원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10.2%로 빅3 유통그룹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신세계그룹은 내부거래금액이 5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억원이 늘었다. 매출액 1조1774억원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43.8%로 집계돼 계열사간 거래비중이 가장 높았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내부거래금액이 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2억원 늘어났다. 거래규모는 낮지만 매출 7655억원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34.4%에 이른다. 홈플러스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8조9297억원 대비 내부거래금액이 2936억원으로 3.3%로 집계됐지만 모기업과 금융거래 1조9000억원을 포함할 경우 25%대에 이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중점적으로 살펴볼 유통그룹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사안들이 나돌고 있다.
우선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의 시네마 매점운영권이 대표적인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로 지목받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점운영권을 독점한 유원실업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매장운영을 직영으로 돌렸다. 특히 롯데시네마는 매점사업권 등을 통해 세금을 탈루한 사실도 드러나 200억 원대의 추징금이 부과 받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내부거래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그룹 15개 계열사는 지난해 183건의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이뤄졌으며 이중 98.4%에 해당하는 180건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벌 빵집’으로 알려진 신세계SVN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지분의 40%를 갖고 있던 신세계그룹의 베이커리 전문 계열사로 이마트와 신세계가 SVN을 부당내부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처벌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2년 전 자신이 보유한 신세계SVN의 지분을 매각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중 유일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었던 현대그린푸드는 총수일가 지분을 29.9%로 떨어뜨리며 0.1%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홈플러스는 대주주인 테스코 본사와의 금융거래를 통해 과도한 이자를 지급하는 특혜성 금융지원으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사가 잘될 때는 큰 타격이 안 되지만 최근 매출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조사 자체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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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끊임없는 잡음… “매출도 정체상태인데…” 유통 빅3 시련의 계절
입력 2014-10-02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