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직원들, 넥타이 풀고 청바지 출근

입력 2014-10-02 03:00
1일 아침 출근길, 서울 종로구 종로33길에 위치한 삼양그룹 본사 로비는 여느 때와 다른 분위기였다. 단정한 ‘넥타이 부대’ 대신 면바지에 로퍼를 신거나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이들이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삼양그룹이 창립 90주년을 맞아 자유롭고 창의적인 업무 분위기 조성을 위해 근무복장 자율화를 시행한 첫날 모습이다.

삼양홀딩스 HRD팀의 노희봉(33)씨는 “우리 회사 복장 규정은 흰색 또는 푸른색 와이셔츠에 짙은 색 정장을 입는 등 비교적 보수적인 편이었다”면서 “청바지를 입으니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복장 자율화는 삼양그룹의 사원이사회제도인 C&C(변화와 도전) 보드가 낸 아이디어를 김윤 회장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과장과 대리급 사원 15명으로 구성된 C&C 보드는 회사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아이디어, 사내문제 발굴 및 대안 수립, 신규사업 아이템 등을 김 회장에게 직접 제안한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복장 자율화는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는 삼양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며 “조용하던 사무실에 활기가 넘쳐나니 업무 효율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924년 수당 김연수 전 회장이 창업한 삼양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다. 국내 대표 설탕 브랜드였던 ‘삼양설탕’(현 큐원)을 비롯해 밀가루 식용유가 주력 상품이었다. 지금은 외식산업, 화학섬유 및 생명공학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