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양화진)을 놓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재단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양측이 양화진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첨예하고 맞서고 있다.
예장통합은 이번 99회 정기총회에서 2009년 조직한 ‘양화진문제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대책위)’를 6년 연속 존속하기로 결정했다. 대책위는 최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에 ‘양화진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신설을 요청했고, 조만간 서울 마포구청에 유니온교회의 양화진 선교기념관 사용 불가 처분이 부당하다는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에 100주년기념재단측은 1일 “양화진이 100주년기념재단의 소유라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난 상황에서 예장통합이 연합기관까지 끌어들여 다시 ‘양화진 정상화’를 부르짖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갈등은 9년 전 유니온교회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100주년교회·이재철 목사)가 공동예배당으로 쓰던 양화진 선교기념관의 사용권을 두고 시작됐다. 유니온교회는 선교사 후손인 주한외국인들이 목사나 성도를 맡고 있는 교회다. 1986년 양화진 안에 선교기념관이 세워지면서 독자적 예배당이 없던 유니온교회가 선교기념관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100주년교회는 20여개 개신교 교단과 26개 교계 기관이 참여한 100주년기념재단이 양화진의 관리를 위해 2005년 세웠다. 유니온교회가 주일에만 예배를 드리다 보니 주중에 묘원 관리가 소홀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다.
선교기념관 사용권으로 시작한 갈등은 양화진의 소유권 분쟁으로까지 번졌고, 100주년기념재단은 유니온교회의 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2005년 100주년기념교회에 관리권을 위임했다.
당시 예장통합은 “100주년기념재단과 100주년기념교회가 한국교회의 공동유산인 양화진을 사유화했다”며 “원래 소유주인 외국인 선교사 후손(유니온교회)에게 양화진을 반환하라”고 비판했고, 지금도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0주년기념재단은 유니온교회와 2008년부터 6차례 민·형사상 소송을 벌였고, 지난해 2월 대법원으로부터 ‘양화진의 법적 소유주는 100주년기념재단이고, 유니온교회는 쫓겨난 것이 아니다’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예장통합은 법원 판결에 개의치 않고 있다. 대책위 서기 우영수 목사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100주년기념재단 인사들이 바뀌고, 양화진이 선교사 후손들에게 돌아갈 때까지 지속인 반환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양화진 묘역 갈등 재점화… 예장통합, 대책위 6년 존속 결정
입력 2014-10-02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