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과 협의중”-韓 “협의한 바 없다”… 사드 한반도 배치 한·미 설명 엇갈려

입력 2014-10-02 03:45
고(高)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요격미사일 포대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국방부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사드 배치 문제를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간담회에서 “1개 포대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괌에 배치돼 있다”며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 부장관은 “그 일(사드 배치)이 맞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1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 미 국방부와 협의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워크 부장관이 사드를 언급하면서 ‘we are working with S. Korea Gov’라고 표현했는데 그는 ‘한국과 협력 관계에 있다’는 의미로 썼을 뿐 ‘협의 중’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우리 측에 해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군 소식통은 “미 측에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문의를 하면 ‘내부 검토 중으로 한국과 공식적으로 협의할 단계가 아니다’는 답변을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11년 제임스 서먼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후부터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계속 검토해 왔고, 부지 조사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사드 한국 배치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일부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