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 대표적 진보성향 학자인 신영복(사진)성공회대 석좌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신 교수는 ‘사람과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신 교수는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은 자신이 중심부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변방에 충실해야 한다. 중심부는 자기 권력을 지키기에 급급하고 더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한다”며 ‘변방의 창조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삼성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에둘러 했다. 그는 “세월호가 침몰한 물리적 이유는 상층만 증축하고 강화했을 뿐 평형수를 비워냈기 때문인데, 사회라는 배에서 평형수는 노조와 하층민인 만큼 이걸 든든하게 채워줘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동안 삼성의 강의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 비판적인 얘기를 해야 하는데 수위를 조절하기 어려워서였다. 그러다 신 교수의 ‘최고경영자(CEO)와 함께하는 인문공부’를 수강하는 삼성그룹 임원들이 간곡하게 요청하자 응했다.
한편 장기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병세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여러 가지로 병세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고, 병원 측에서도 지속적인 회복을 기대하는 상태”라며 “구체적인 병세와 치료방법은 또 다른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병실 안에서 짧게 이동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인지·판단 기능을 되찾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기 때문에 후유증 예방 차원에서 운동이 되도록 휠체어에 앉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삼성, 변방에 충실해야 창조 가능” 신영복 교수, 사장단 강연
입력 2014-10-02 0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