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동탄시온교회 하근수(사진) 목사입니다. 제가 봐도 감동이 됩니다. 지난주 새벽기도회 모습입니다.” 메시지 말미엔 4분16초 분량의 동영상이 첨부돼 있었다. 이 교회가 요즘 모든 성도에게 참가를 독려하며 열고 있는 ‘총진군 새벽기도회’ 영상이었다.
새벽기도회라면 으레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영상 속 이 교회의 모습은 달랐다. 떠들썩한 축제였다. 성도들은 ‘시작이 반이다’ 같은 구호까지 외치며 기도회를 즐겼다.
30일 경기도 화성 동탄공원로에 위치한 동탄시온교회를 찾아가 하근수(54) 목사를 만났다. ‘총진군 새벽기도회’는 매년 가을마다 3주간 열리는 행사다. 새벽 5시 시작하는데도 재적 성도 2000여명 중 무려 170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된 올해 기도회는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매일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성도들이 힘들어하진 않나요?”
이 같은 질문을 던지자 하 목사는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 몇 장을 보여주었다. 기도회에 참석한 초등학생들 모습이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찬양하고 설교를 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종종 다른 교회 목사님들이 참관하러 오시는데 다들 성도들을 보고 놀랍니다. 어느 누구도 피곤해하지 않고 생기가 넘치니까요. 심지어 유치부 아이들이 특송 무대를 가질 때도 있습니다(웃음).”
올해 기도회 슬로건은 ‘인생의 해답을 찾는 21일’이다. 하 목사는 “매일 신앙을 고백하며 다같이 인생의 정도(正道)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엔 기독교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베드로의 신앙고백처럼 예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자문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따르는 ‘바른 인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총진군 새벽기도회’는 1994년 시작됐다. 당시 교회는 경기도 수원의 한 상가건물 2층에 있었는데 성도는 30∼40명에 불과했다. 하 목사가 교회를 개척한 지 6년 정도 흐른 시점이었다.
“교회 성장이 정체된 시기였어요. 그때 돌파구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총진군 새벽기도회’였습니다. 모든 성도가 3주에 걸쳐 매일 새벽기도를 해보자. 하나님을 감동시킬 수 있는 행사를 열자. 그리고 실제로 행사를 열면서 교회가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총진군 새벽기도회’가 안착한 배경엔 하 목사와 교회 성도들의 열정이 있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기도회 홍보 전단지를 돌렸고 매년 기도회 성공을 기원하는 준비기도회도 열고 있다. 교회를 화성으로 이전한 2009년 이후에도 새벽기도회는 해마다 계속됐다.
“벌써 21회째 행사인데 한 번도 성과가 미진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3주간의 기도회가 끝나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했다는 성도들의 간증이 잇따르지요. 교인들과 하나가 됐다는 느낌도 받고요.”
화성=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동탄시온교회 하근수 목사 “전 교인 모여 기도로 새벽을 엽니다”
입력 2014-10-02 0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