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남북 축구 빅뱅… 김신욱-박광룡 ‘머리 싸움’ 펼친다
입력 2014-10-02 03:40
놓치면 후회할 ‘빅 매치’가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바로 한국과 북한의 남자 축구 결승전이다. ‘이광종호’가 난적 북한을 꺾고 28년 묵은 금메달 한을 풀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북은 1978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공동 수상한 적이 있다. 현재까지 남북의 아시안게임 전적은 1승1무1패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치른 이라크와의 4강전(1대 0 승리)에서 가공할 화력을 과시했다.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개의 슈팅을 날려 15개에 그친 이라크를 압도했다.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북한은 빠르고 조직력이 좋으며 허리싸움에도 강하다. 중원에서 상대 선수를 순간적으로 압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 좌우 풀백이 공격적이다. 그러나 이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북한이 무리한 오버래핑을 시도할 때 뒷공간을 파고들어야 한다.
경계해야 할 북한 선수로는 주전 공격수 박광룡(22·FC 파두츠)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의 유일한 유럽파인 박광룡은 지난해까지 한국의 수비수 박주호(27·마인츠)와 스위스의 FC 바젤에서 함께 활약했다. 박광룡은 2011년 6월 바젤과 5년 계약을 맺은 후 스위스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초 리히테슈타인의 파두츠로 임대 이적됐다. 186㎝에 84㎏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박광룡은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플레이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광종호’도 막강한 화력을 갖고 있다. 바로 키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 현대)이다. 지난달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종아리 타박상을 입어 이후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김신욱은 후반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김신욱은 박광룡과 치열한 제공권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70% 정도라고 밝힌 김신욱은 태국전이 끝난 뒤 “사실 그건 그 인터뷰를 볼 북한 선수단을 방심시키려고 그랬다”며 “내 몸 상태는 이제 완벽하다.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쳐 금메달 목표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축구는 하루 휴식 후 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북한은 이라크전에서 연장전을 뛰어 한국보다 체력 소모가 더 크다. 한국으로서는 5경기에서 5골을 뽑아낸 북한의 정일관(22·이명수체육단)이 이라크전에서 퇴장당해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도 호재다.
북한의 윤정수 감독은 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단 퇴장당한 선수는 잊어야 한다”며 “거기에 상응해 준비하고 있고 여태까지 보이지 않은 육체적인, 기술적인 모든 것을 다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종 감독은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은 확실한 동기부여(병역 면제)가 있고 의욕과 마음가짐, 전력 등 모든 면에서 준비가 잘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