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예수님을 감동시킨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예수께서 말씀만 하셔도 병에 걸린 자신의 종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백부장, 귀신 들린 딸을 위해서 수모를 겪으면서까지 주님께 나아간 수로보니게 여인, 가난하지만 자신의 생활비 전부인 동전 두 닢을 헌금한 과부. 이들 모두가 예수님의 마음을 감동시킨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오늘 본문에도 예수님의 마음을 감동시킨 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마리아입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행동을 크게 칭찬했고,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마리아의 행한 일도 기억되기를 바라셨습니다. 마리아의 어떤 행동이 예수님을 감동시켰을까요.
먼저 마리아는 주님의 은혜를 기억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베다니에 오셨을 때 마을에서 가장 분주한 것은 마리아의 가족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예수님을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마리아의 오빠 나사로를 살려서 슬픔에 빠진 가족들을 위로해 주신 주님에 대한 보답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은혜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처럼 주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일편단심일 때 주님은 감동을 받으십니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갈 때 우리의 손과 발은 잔치를 준비했던 마리아처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게으름과 나태함은 사라지고 주님의 일에 부지런하게 동참하게 됩니다.
등잔불이 지속적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등잔에 기름이 채워져야 합니다. 우리 신앙의 부지런함과 열정이 식지 않기 위해서는 은혜의 기름이 채워져야 합니다. 아무리 심지에 강한 불을 붙여도 기름이 없으면 금방 꺼지기 마련입니다. 주의 일을 할 때 반복적인 봉사와 섬김에 지루하고 따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은혜의 기름이 메마르지 않게 지켜낸다면 일상 가운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감동시킨 두 번째 이유는 그녀에게는 주님을 향한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중동에는 손님이 오면 집주인의 종이 대야에 물을 떠서 손님의 발을 씻겨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주님의 발을 물이 아닌 비싼 향유로 씻겨 드렸습니다. 자그마치 300데나리온이었습니다. 당시 노동자가 자신의 일당을 1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얻을 수 있는 돈입니다. 마리아는 귀한 향유를 주님께 드리는 것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기쁘게 드렸습니다. 마음에 주님을 향한 사랑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자원하고 헌신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받으십니다. 우리의 시간과 재능, 물질과 인생을 내어놓고 헌신할 때 주께서 기뻐하시며 큰 영광을 받으십니다. 놀라운 사실은 기쁨으로 드린 우리의 헌신은 더 큰 축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시간을 드리면 우리가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인도해 주시고, 재능을 드리면 그 재능을 더 크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니다. 물질을 드리면 물질의 노예가 아니라 물질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마리아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드린 향유의 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 찼던 것처럼 주님을 향한 우리의 헌신이 이 땅에 주님을 믿지 않는 많은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게 할 것입니다.
정원재 목사(세종중앙교회)
[오늘의 설교] 예수님을 감동시킨 사람
입력 2014-10-02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