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의 이란 무역제재 요구에 동참한 2010년 9월 이후 국내 기업들의 이란 거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방과 이란 간의 포괄적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무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그 이후 수출입 실적을 놓고 보면 오히려 더 줄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란에 물건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2011년 2991개, 2012년 2571개, 2013년 2216개사로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2년 사이 4곳 중 1곳은 이란과의 무역 거래를 끊은 셈이다. 이 중 이란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중소기업도 500여개나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로 인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란과 거래가 많았던 철강, 자동차부품, 조선, 해운 등 분야에서 타격이 컸다. 강판, 강관, 밸브 등 철강 제품의 경우 2011년엔 15억6400만 달러(약 1조6484억원)를 수출했지만 올해는 지난 8월까지 2억9300만 달러에 그쳤다. 자동차 역시 2011년 4억800만 달러에서 2012년엔 2400만 달러로 수출량이 대폭 줄었다. 선박, 해양구조물 및 부품은 매년 줄어들다가 2013년 이후 아예 거래가 끊어졌다.
지난해 7월 미국의 이란 제재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상황은 심화됐다. 이란 기업과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거래가 끊기고, 화물선의 직접 취항마저 불가능해지면서 주요 거래 금지 품목 외에도 대부분 제품의 거래가 차단됐다. 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2009년 서비스 수출액은 10억6000만 달러였지만 2012년엔 3억4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란은 제재가 없었던 2009년만 하더라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어 중동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었다. 이란의 원유·천연가스 개발 사업에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12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진행했다. 인구 7600만의 내수 시장을 보유해 제조업 분야 교류도 활발했다.
지난해 11월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다시 이란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그러나 올 8월까지 한국의 이란 수출은 25억6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7.3% 줄었다. 수입도 33억2400만 달러로 13.5%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수출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기업들 사이에 아직은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對이란 제재 동결계좌 해제] 對이란 무역, 2년새 4곳 중 1곳은 거래 끊겨
입력 2014-10-01 0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