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지정학적 리스크… 2020 턱걸이

입력 2014-10-01 03:53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이어 홍콩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 그래도 위축돼 있는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와 홍콩 민주화 시위 격화에 따른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겹쳐 2020선에 턱걸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2017년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보통선거의 완전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도심 점령 시위가 격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간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국 증시의 약세 분위기는 30일 국내 주식시장으로 전염됐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발생한 정치적 혼란은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어 더욱 우려된다. 미래에셋증권 정의민 연구원은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금융서비스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정치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수 있으며,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홍콩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지수에 악영향을 줬다. 전문가들은 홍콩과 중국발 악재 외에 국내 기업 실적과 환율 관련 우려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어닝 시즌은 기대감보다는 어닝 쇼크 우려감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각각 0.53%, 0.94% 올랐다. 반면 네이버는 강력한 도전자인 다음카카오 출범을 하루 앞두고 2.77%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가 이익 급증 전망에 11.86% 급등한 반면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가 탈퇴한다는 소식에 4.29% 급락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