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모스’ 연출 트레비냐니 예술감독 “호수 활용한 멋진 공연 펼칠 것”

입력 2014-10-01 04:16

최고 40m 상공, 대형 흰색 공에 8명의 배우가 아찔하게 매달려 있다. 지상에는 5명의 라이브 밴드가 경쾌한 록 음악과 오페라 아리아를 넘나드는 연주를 한다. 배우들은 이 음악에 맞춰 오르락내리락하며 공중곡예를 펼친다. 마치 하늘에서 수중발레를 하는 것처럼.

올해로 6회째를 맞은 ‘고양호수예술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스페인·아르헨티나 ‘그룹 푸하(Grupo Puja)’의 작품 ‘카오스모스: 우주의 탄생’이다. 우주비행사 옷을 입은 배우들이 공중의 구조물에 의지해 중력을 초월한 듯 우주 폭발의 에너지를 표현한다. 이 작품을 연출한 스페인 루치아노 트레비냐니(39·사진) 예술감독을 30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났다.

그는 ‘위험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괜찮다. 공중에 매달린 배우 중에 내 아내도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배우들은 서커스 단원, 댄서, 암벽등반가 등 다양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나 역시 서커스단 출신이라 몇 차례 공연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1998년 결성된 그룹 푸하는 연극·서커스·무용이 결합된 공중 퍼포먼스를 라이브 뮤직과 함께 선보이는 단체. 20여개국에서 200회 넘는 공연을 했고, 이 작품으로 유럽 주요 축제의 관객상을 휩쓸었다. 국내에는 고양호수예술축제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

그는 “어느 곳에서 공연하든 장소를 공연의 일부로 흡수하자는 철학이 있다. 고양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 이를 공연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레비냐니 감독은 “멋진 장면이 많으니 꼭 좋은 카메라를 가져와 달라고”고 당부했다. 공연은 경기도 고양시 고양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 4∼5일 오후 8시에 45분간 무료로 진행된다. 이밖에도 5일까지 국내외 프로와 아마추어가 어우러진 70여개 단체의 공연이 고양시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