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노숙인을 인정사정없이 때려 금품을 빼앗고, 노인과 취객을 상대로 강도짓을 일삼던 중학생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를 흘리고 쓰러진 노숙인의 얼굴에 소변을 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송규종)는 강도상해 등 혐의로 중학교 3학년생 박모(15) 이모(15)군을 구속기소하고, 안모(15)군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군 등은 지난 3일 오전 2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지하에서 잠자던 노숙인 강모(60)씨를 깨워 “배가 고프니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 이들은 돈이 없다는 강씨에게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이라도 사오라”고 시켰다가 돌연 달려들어 강씨의 얼굴과 온몸을 마구 때렸다. 갖고 있던 우산도 휘둘러 부러질 때까지 폭행했다. 박군 등은 쓰러진 강씨 얼굴에 수십 번 침을 뱉고 소변까지 본 뒤 배낭과 지갑, 선글라스 등을 빼앗아 자리를 떴다. 강씨는 갈비뼈 3대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강남의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은 심야에 PC방과 당구장 등을 다니다 돈이 떨어지자 힘없는 노숙인이나 노인들에게 금품을 빼앗자고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군 등은 지난달 새벽 동네 아파트나 공원 벤치에서 취객들의 옷을 뒤져 현금과 휴대전화를 훔치는가 하면 한 운전자가 승용차 조수석에서 술에 취해 잠든 것을 보고 차를 뒤져 현금,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등을 빼내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못된 중학생들… 노숙자·노인·취객 골라 때리고 짓밟고 강도짓
입력 2014-10-01 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