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반정부 시위’ 주도 노길남, 김일성賞 받아

입력 2014-10-01 03:59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기간 중 이른바 ‘막말 스토커 시위’를 주도한 미국 시민권자 노길남(70)씨가 지난 4월 북한 최고 영예의 상인 ‘김일성상(賞)’을 수상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노씨는 친북계 재미 동포로 현지 인터넷 매체 ‘민족통신’ 대표로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봄 태양절(4월 15일)에 방북해 만수대의사당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수여하는 김일성상을 받았다. 북한은 친북적인 재미 언론활동의 공로를 평가해 상을 줬으며 시상식에는 노씨 부인도 참석했다. 민족통신은 수상 장면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민족통신은 노씨가 1999년 설립했으며 재미 한인을 대상으로 북한 정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해 왔다. 우리 정부는 이 매체를 불법·유해 사이트로 규정해 국내에서의 접속을 차단한 상태다. 민족통신은 노씨가 수상과 아울러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70세 생일을 맞아 차려준 ‘칠순 잔치상’도 받았다고 소개했다.

노씨는 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미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재미 한인 사이에서 친북 활동을 주도해 왔다. 2008년 김일성대에서 사회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스로 북한을 62차례나 다녀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씨는 박 대통령 방미기간(9월 23∼24일) 중 항의시위 일정을 민족통신 등에 예고하고 시위 상황을 전파했다. 또 박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박근혜 퇴진’과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성적(性的)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직접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기자활동을 병행하는 그는 지난 4월에는 “세월호 사건이 한·미 군사훈련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노씨의 노골적인 친북 활동과 도를 넘은 시위에 대해서는 교민사회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노씨가 건전한 다른 교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