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터키 접경지역 진격… 공습에도 건재 과시

입력 2014-10-01 03:41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을 포함한 국제연합전선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터키 접경지역까지 진격했다. IS 격퇴에 따른 미국의 작전비용이 연간 최대 22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FP통신은 29일(현지시간) IS가 터키와 접한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핵심거점 아인알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 근방 5㎞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공습에도 코바니를 향한 IS의 진격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IS가 코바니를 향해 공세를 강화하자 터키는 15대 이상의 탱크를 국경지역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쿠르드족 주민들은 터키 쪽으로 대거 피신 중이다. IS가 미국의 공습을 피해 민간인 속으로 ‘해산 전략’을 사용하면서 목표물 타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해리지언 미 공군소장은 “한데 모여 있어 타격하기 쉬웠던 IS가 공습이 시작된 뒤 흩어지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 ‘아부 탈하’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IS 대원도 CNN에 “레이더와 위성 추적으로 우리 기지가 노출된 것을 알고 있었고 예비 기지를 마련해 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은 이날도 시리아 내 IS 표적 8곳을 공격했다. 공습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국방 분야 연구기관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미군의 작전비용이 연간 130억∼22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23조2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저강도 공습 시 연간 24억∼38억 달러, 고강도 공습 시 42억∼68억 달러가 각각 소요되며, 여기에다 미군 주둔에 따른 비용을 추가하면 이 같은 비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IS는 전쟁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모술과 티크리트 등 이라크 점령지역에서 고대 유적을 훼손하고 유물을 약탈해 국제 암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고 유네스코 전문가들이 밝혔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문화 청소”라고 개탄한 뒤 IS가 유물을 내다 파는 것은 활동 자금마련이 목적이며 이들에게 어떤 유물이 팔릴 수 있는지 알려주는 국제 마피아도 있다고 주장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이라크 유적들의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유네스코는 IS 공습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주요 유적지의 지리적 위치를 알려주는 좌표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IS는 지난 7월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성서에 나오는 예언자 요나가 묻힌 것으로 구전되는 나비 유누스 묘지를 폭파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