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누나처럼 꾸준히 아이들과 만나세요… 교회학교 부흥 두 전도사 이야기

입력 2014-10-01 04:23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한서교회에서 만난 오주석 전도사(왼쪽)와 황미선 전도사. 두 사람은 “꾸준한 전도 활동이 교회학교 부흥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교회학교는 한국교회의 인큐베이터다. 많은 10대들이 이곳에서 신앙심을 기르며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교회학교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교회학교 학생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교사들 의욕 역시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한서교회에서 황미선(27·여) 전도사와 오주석(31) 전도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한서교회에서 주최한 '교회학교 살리기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여했다. 두 사람이 각각 사역하는 교회가 교회학교 부흥의 '모범 사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황 전도사와 오 전도사가 소개한 교회학교 부흥의 비결은 간단명료했다. 두 사람은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아이들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 전도의 키워드는 ‘관계’

황 전도사가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만수중앙교회에 부임한 건 2010년 1월이었다. 그는 아동부를 맡았다. 당시 만수중앙교회 아동부 학생은 60∼70명 수준. 그는 만수중앙교회 교육 담당인 김성기 목사와 함께 교회학교 부흥 방법 찾기에 골몰했다.

“일단 아이들을 많이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교시간에 맞춰 교회 인근 학교들을 거의 매일 찾아갔습니다. 젤리나 캔디를 나눠주며 교회에 나올 것을 독려했지요. 전도용품을 뭐로 할지, 어떤 ‘전도 이벤트’를 열지 고민할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만나자는 생각이었어요.”

만수중앙교회의 ‘단순한’ 전도 전략은 적중했다. 그해 연말 아동부 학생 수는 200명을 넘겼다. 매달 1회 아이들에게 떡볶이나 피자 같은 간식을 제공하고 처음 등록한 학생에게 선물을 주는 ‘친구초청주일’도 진행했다. 현재도 이 교회엔 200명 넘는 초등학생이 출석하고 있다.

이처럼 만수중앙교회는 교회학교 부흥에 성공했지만 현재 한국교회 교회학교 대부분은 학생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감리교회만 하더라도 영아부와 초등부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교회학교 재적 인원이 최근 10년 사이에 27만여명에서 17만여명으로 급감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학교 위기의 이유로 꼽는 것들은 뻔합니다. ‘저출산 때문이다’ ‘입시경쟁 때문에 아이들이 교회를 외면한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이나 입시경쟁은 10년 전에도 있었잖아요. 전도에서 중요한 건 ‘관계’입니다. 진실된 ‘관계’를 맺고자 하면 전도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친한 언니처럼, 누나처럼 다가가니 금세 아이들과 친해졌고, 이들을 교회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전도의 세 가지 원칙

만수중앙교회가 비교적 단기간에 교회학교 부흥에 성공했다면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교회는 서서히 학생이 늘어난 곳이다. 특히 오 전도사가 전담한 중고등부의 변화가 눈에 띈다.

오 전도사가 부임하기 전인 2010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이 교회 교회학교 중고등부 학생은 4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00명 넘는 학생이 교회에 출석한다. 재적 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교문에서 함께 기도하는 ‘학교 앞 심방’, 교회 인근 학교 앞에서 간식을 나눠주는 ‘학교 앞 전도’가 거둔 성과다. 오 전도사가 세운 세 가지 전도 원칙은 이랬다. ‘만나라’ ‘먹여라’ ‘세워라’.

“세 가지 원칙 중 ‘먹여라’를 엉뚱하게 느낄 수 있는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과자나 캔디를 준비해 아이들을 찾아가면 애들도 쉽게 마음을 열거든요. 성도들 중 ‘먹는 데 돈을 너무 많이 쓴다’고 말씀하는 분도 계신데,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먹는 게 남는 거라고(웃음).”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하면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한다. 10∼12주에 걸쳐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육 과정이 끝나면 학생들은 1박2일 수련회를 떠난다.

“성인들을 전도하는 것보다 10대들을 전도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물론 중·고교생 중 한두 번 출석하다 안 나오는 경우가 많지요. 그럼에도 전도를 계속해야 하는 건 10대 시절에 한 번이라도 교회를 ‘경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교회에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성인이 돼서도 교회에 나가지 않거든요.”

글·사진=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