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습(하)] 조성완 LG경제硏 선임연구원 “中 IT업체, 기술 측면서 美 따라잡았다”

입력 2014-10-01 03:37

“중국 기업이 원한 것은 ‘메이드 인 차이나’의 격상입니다. 그런데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모두 인정받은 겁니다.”

LG경제연구원 사업전략부문 조성완(사진) 선임연구원은 3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이미 커다란 흐름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중국 정보통신(IT) 업체들의 급성장 이유에 대해서는 “13억이라는 막강한 사용자 수와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정부의 온실정책,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라는 세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하면서 세계 시장 영향력이 위협적으로 폭증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알리바바의 경우 노마진 정책으로 고객을 끌어왔고, 샤오미 등의 제조사는 고품질 저가격 제품을 선보였다”면서 “뉴욕증시 상장으로 ‘중국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기술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정도가 된 만큼 향후 IT 서비스는 사용 인구를 얼마나 늘리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IT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누가 신용카드를 대체할 것인가’를 꼽았다. 조 연구원은 “IT 서비스 영역 중 특히 금융 분야는 알리바바가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앞서가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모바일 기반의 금융을 오프라인에서 구현하는 ‘온라인 투 오프라인’ 시장을 누가 잡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파죽지세로 몰려오는 중국 업체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는 “시야를 넓히고 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우리가 80년대 일본 업체들을 바라만 보다가 결국은 (점유율을) 뒤집었듯 중국 업체도 언젠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IT산업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만 중국에 비해 시장도 작고, 그간 벤처 육성책이나 실리콘밸리 같은 역할을 하는 곳도 마땅치 않았다”면서 “초기부터 지나친 경쟁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벤처기업들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