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국내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함정오(사진)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 제조업이 최근 양질(量質) 전환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 본부장은 “‘짝퉁’과 싸구려 인식이 팽배했던 중국의 상품은 이제 양적인 축적을 거친 후 질적인 전환을 이뤄내고 있다”면서 “최근 강도 높게 진행 중인 주요 제조업 분야의 구조조정은 양질 전환의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국유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과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주요 산업 분야에서 규모와 효율성을 목적으로 전면적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함 본부장은 “자동차 분야에서 2015년까지 3∼5개의 대형 완성차 그룹을 육성하고 철강산업에서 낙후한 기업을 도태시킨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주요 산업별로 몇몇 대형 기업이 생겨날 것”이라며 “중국 제조업의 위협은 이때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의 움직임은 과거의 위협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게 함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양질의 노동력과 고급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하루가 다르게 생산성을 높여나간다는 점에서 이전의 ‘샌드위치론’(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끼어있는 상황)과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함 본부장은 아직 중국을 따돌릴 기회가 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제조업은 이미 여러 차례 한국에 경고 시그널을 보내왔다”면서 “최근 위협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대응책으로는 일본이 썼던 ‘가마우지’ 전략을 제시했다. 낚시꾼들이 목이 긴 새 가마우지의 목을 끈으로 묶은 뒤 새가 부리로 잡은 물고기를 가로채듯 중국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 본부장은 “핵심 부품과 핵심 기술 공급을 통해 경제적 실익을 얻어야 한다”며 “중국을 상품판매 시장으로만 여기지 말고 글로벌 아웃소싱, 제삼국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중국의 역습(하)] 함정오 KOTRA 중국본부장 “지금이 中 따돌릴 마지막 기회 될 것”
입력 2014-10-01 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