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생명을 단축시키는 삶

입력 2014-10-01 03:53

어느 집안의 두 딸의 이야기다. 6·25전쟁을 치른 나라는 정말 먹고살기가 어려웠다. 어머니는 식구들을 먹이려고 일거리를 찾아 종일 집을 비웠다. 그러다 보니 기저귀도 안 뗀 동생들과 집안일은 위의 두 딸 책임이었다. 하지만 두 딸은 너무 달랐다. 큰딸은 언제든지 자기가 먼저였다. 음식도 옷도 자기 먼저 차지하고 설거지며 청소며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작은딸은 가득 쌓인 집안일에 동생들까지 돌보느라 힘이 들었지만 동생들이 불쌍해서 언니처럼 놀러 다닐 수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작은딸보다는 그저 큰딸만 싸고돌았다. 종일 일하고 동생들을 돌보면서도 엄마에게 야단만 맞던 작은딸은 갓난애를 열십자 포대기로 업고 어린 동생들 손을 잡고 교회로 갔다. 작은딸도 동생들도 하얀 눈이 쌓인 밤에 교회 갔던 일을 평생 기억하고 있다. 작은딸은 할머니가 된 지금도 옆에 있는 사람들을 어머니처럼 사랑하고 베풀며 산다. 사람들은 그 온기에 힘을 얻고 일어선다.

누구든지 남보다 자신이 더 잘되고 자기가 제일 좋은 것을 갖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이기적인 마음이 너무 지나치면 활성산소가 대량 발생하게 되고 결국 생명을 단축시킨다. 좋은 음식, 좋은 것을 다 갖춰도 나밖에 모르는 마음은 몸에 병을 일으킨다. 욕심이 잉태한 즉 사망을 낳는다는 야고보의 말씀은 의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주서택 목사(청주주님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