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활화산 온타케산 폭발 여파… ‘원전 반대’ 요구 거세질 조짐

입력 2014-10-01 03:41
온타케산(御嶽山) 분화를 계기로 일본 내 ‘반(反)원전’ 움직임도 덩달아 타오를 조짐이다. 화산 폭발 3일째였던 29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한목소리로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원전 정책에 비판을 가했다.

퇴임 이후 탈(脫)원전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세계적인 영화음악 작곡가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주도한 반원전 콘서트에 참석해 “‘원전 제로’ 국가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온타케산 분화를 언급하며 “예상치 못한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일본은 지진, 해일, 분화 등이 각지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원전을 가동치 말아야 할 국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호소가와 모리히로 전 총리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교토신문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고어 전 부통령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호소하며 원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교토에서 열린 ‘지구 환경 보전’ 주제 강연에서 “원자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취약성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임시국회가 열린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서는 아베 정권의 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2000명의 시민이 인간 사슬을 만든 뒤 ‘센다이 원전 재가동 반대’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한 회사원은 “원전 재가동의 명확한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는 분화 관측을 놓친 정치적 책임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에다노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관측) 예산을 깎았다는 주장이 있다”며 “(온타케산을) 관측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자민당 정권”이라고 말했다.

온타케산 정상 부근에 심폐정지 상태로 남겨진 24명에 대한 구조작업은 추가 분화 가능성 때문에 30일 오전 중단됐다. 지지통신은 “기상청이 구조대에 화산의 미동이 증가했다는 연락을 취했다”고 전했다. 시나노마이니치신문은 “실종자가 얼마나 더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확인 요청 대상으로 집계된 등산객은 47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