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와 세월호 유가족이 29일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위한 3자 회동을 가졌지만 특별한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야당이 새 협상안을 제시했고, 각자 의견 수렴 후 30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추석 전 여야 지도부가 각각 유가족 대책위원회를 만난 적은 있었지만 3자가 한자리에서 회동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전격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8·19 2차 협상안+α’ 놓고 막판 진통=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유가족 대책위 전명선 위원장은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3시간 동안 비공개 3자 회동을 실시했다. 여야 원내지도부 및 유가족 측 변호사 등도 논의에 참여했다.
새정치연합은 ‘8·19 2차 협상안+α’ 형태의 새 협상안을 제시했다. 유가족들이 진상조사위 수사권·기소권 부여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여당 몫 특검 추천위원 2명을 유가족 측이 제안한 복수의 인사 가운데 선택하도록 하는 ‘안전장치’ 등을 놓고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제안했던 안으로 2차 협상안을 고수 중인 새누리당 당론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회동에서는 각자의 의견이 맞섰다. 특히 새누리당은 박 원대대표가 제시한 안이 유가족 동의를 완전히 받은 것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새로운 안은) 오늘 처음 들어봤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하는 게 도리”라고 말을 아꼈다.
유가족은 3자 회동 후 경기도 안산에서 긴급 총회를 열고 새 협상안 및 새정치연합에 협상 전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 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될 수 있다”며 협상 내용을 함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 총회와 관련해 “새정치연합과 유가족이 공감대를 이룬 방안으로 타결될 경우 유가족이 부족하지만 양해를 해주기를 바라는 그런 총회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자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새 협상안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유가족의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밞아 전격 타결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3자 회동은 앞서 오전에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전격 결정됐다. 박 원내대표는 사흘 만에 재개된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의 입장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된 입장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직접 듣고 싶었던 것”이라고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여야는 전날 “속임수 그만 쓰라” “정치 도의가 없다”며 날선 비방전을 펼쳤지만 이날은 협상모드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대표회담 제의에 대해 자신이 ‘적반하장’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된 데 대해 “저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우리 당 대변인이 다소 과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서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본회의 강행=정 의장은 지난 26일 야당의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9분 본회의’를 열었으나 30일 본회의는 강행 의사를 밝혔다. 국회는 이날까지 150일째 법안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심야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 상황을 간단히 보고받고 끝냈다. 본회의 참석 여부는 3자 회동 최종 결과를 보고 결정키로 했다.
엄기영 김경택 최승욱 기자
‘2차 합의안+α’ 싸고 진통… 오늘 전격 타결 가능성
입력 2014-09-30 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