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1년만에 사고 친 10대 다이버들

입력 2014-09-30 01:35 수정 2014-09-30 05:20
다이빙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 출전한 조은비(앞)와 김수지가 29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다이빙이 12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다이빙의 미래’로 불리는 김영남(18·인천체고)과 우하람(16·부산체고)은 29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다이빙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 경기에서 5차 시기 합계 403.50점을 받아 중국의 장옌취안-천아이썬(462.90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권경민 현 다이빙 대표팀 코치가 2002 부산아시안게임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에서 조관훈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12년 만에 따낸 아시안게임 은메달이다.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에서는 조관훈-권경민이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딴 이후 8년 만의 메달이자 역대 최고 성적이다.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에서 겨우 동메달 하나를 건진 한국 다이빙은 인천에서는 첫날부터 은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특히 두 선수는 호흡을 맞춘 지 약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향후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도 큰 상태다. 김영남과 우하람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두 선수는 곧이어 열린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에서 386.22점으로 8위, 3m 스프링보드에서는 377.34점을 얻어 10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따내며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남은 서울체중에 재학 중이던 3년 동안 전국소년체전 남자 다이빙 5종목에서 무려 금메달 11개, 은메달 3개를 땄다. 우하람도 내성중 2학년 때인 2012년 최연소 남자 다이빙 국가대표가 됐을 만큼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싱크로나이드즈 다이빙에서는 적어도 6∼7년은 같이 호흡을 맞춰야 완벽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김영남과 우하람은 1년 남짓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눈에 띄게 호흡이 좋아졌다. 점수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났다.

인천아시안게임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에서는 1년 전 세계선수권대회 때보다 점수가 20점 가까이 올라갔다. 김영남은 “힘들었던 시기도 많았는데 다 보상받는 느낌이라 뿌듯하다. 우하람에게도 감사하다”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때에는 경력이나 노하우가 많이 없었지만 이후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하면서 호흡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우하람도 “호흡도 좋아지고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익혀 좋은 점수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남자 다이빙 선수들은 20대 중반에 절정의 기량을 보여준다. 두 선수가 앞으로 10년은 한국 다이빙을 끌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권 코치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메달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은비(19·인천체육회)와 김수지(16·무거고)는 다이빙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 경기에서 5차 시기 합계 267.63점을 받아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인천=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