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본 내 110개 활화산 중 47개를 언제든 분화가 가능한 ‘예의주시 화산’으로 분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7년 만의 분화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나가노(長野)현 온타케산(御嶽山·3067m)도 포함돼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29일 ‘활화산은 어떤 산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온타케산이 활화산으로 분류된 이유를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2003년부터 약 1만년 전 이후에 분화 사례가 있는 산을 활화산으로 분류한다”며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지 않아도 (지하에) 마그마가 쌓여 있을지 몰라 분화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기상청은 분화 시 파급력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110개의 화산 중 47개를 24시간 상시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1707년에 활동 기록이 있는 후지산도 활화산에 포함된다”며 “역사적인 기록이 없어도 분화 흔적이 관찰되면 활화산으로 분류하고 ‘휴(休)화산’ ‘사(死)화산’ 등의 분류는 아예 폐지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기상청은 2007년부터 47개 화산을 다시 1∼5등급으로 나눴다. 1등급은 평상 단계, 2등급은 분화구 주변 통제, 3등급부터는 입산이 통제됐다. 4등급은 피난 준비, 5등급은 즉각 피난이다. 2007년 작은 규모의 분화가 있었음에도 온타케산은 계속 1등급으로만 분류했다. 피해를 키운 한 원인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백두산과 한라산, 울릉도 등이 활화산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백두산은 조선왕조실록에 15∼19세기 5차례 폭발기록이 있고, 한라산도 고려사에 기록이 있어 활화산으로 볼 수 있다”며 “울릉도는 기록은 없지만 지질학적으로 1만년 이내 화산활동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 곳은 화산 폭발 3∼4개월 전 감지되는 지진, 자기장의 변화 등 지구 물리학적인 변화가 없어 현재로선 폭발 징후가 없다.
이런 가운데 분화 현장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의 증언이 공개됐다. 요미우리신문은 한 등산객을 인용해 “화산재가 비처럼 내렸고 순식간에 등산복이 시멘트를 덮어쓴 것처럼 변했다”고 전했다. 화산재에 파묻힌 2명의 다리를 봤지만 움직임이 없었다는 증언도 공개됐다. 심폐정지 상태로 확인된 희생자 대부분은 정상 인근 등산로 500m를 따라 화산재에 파묻혀 화를 당했다.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도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이 암흑으로 변했고 ‘돌비’가 내려 머리 등을 심하게 다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산장에 피신해서도 죽음을 직감한 듯 가족과 휴대전화로 연락하거나 유서를 쓰기도 했다. 산장 운영자는 “마치 지옥같았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당국은 추가로 발견된 5명을 포함해 심폐 정지된 36명 중 8명을 산 밑으로 옮겼다. 이로써 심폐 정지 24명, 사망자는 12명이 됐다. 부상자도 40명에서 69명으로 늘었다. 군과 경찰 등 550명이 수색을 재개했지만 유독가스가 발생하자 중단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日 활화산 110곳 중 47곳 언제든지 분화 가능”
입력 2014-09-30 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