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다서 만나는 시네마 천국…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입력 2014-10-01 03:59
세계 79개국 314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사진은 지난해 개막식 때 해운대 영화의전당 주변에서 열린 불꽃놀이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도제 니우 감독의 ‘군중낙원’(위), 리포청 감독의 ‘갱스터의 월급날’.
임권택 감독의 ‘화장’(위), 장이머우 감독의 ‘5일의 마중’.
바다의 낭만과 영상의 열정이 함께 어우러지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배우 문소리와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이 진행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막작과 폐막작을 비롯해 입소문이 난 영화들은 이미 매진됐지만 아직 남아있는 괜찮은 영화가 수두룩하다.

◇부산에서 첫선 보이는 영화들=올해는 초청작 79개국 314편이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동서대 소향시어터 등 부산시내 7개 극장 33개관에서 상영된다. 부산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작품만 98편이다. 개막작은 대만 도제 니우 감독의 ‘군중낙원’, 폐막작은 홍콩 리포청 감독의 ‘갱스터의 월급날’이 선정됐다.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는 4편이 소개된다. 193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여성작가 샤오홍의 일대기를 그린 ‘황금시대’는 허안화 감독의 연출경력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다. 이란 출신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독재자의 말로를 그린 ‘대통령’, 중국 장이머우 감독이 배우 궁리와 7년 만에 호흡을 맞춘 ‘5일의 마중’,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로그래머들 “이 영화 강추요!”=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베트남 영화 ‘번식기’를 강력 추천했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아버지가 지적 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과 딸을 통해 대리 만족하려는 욕망을 그렸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여행을 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아일랜드 애니메이션 ‘바다의 노래’를 놓치기 아까운 영화로 꼽았다.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아프리카 영화 ‘팀북투’를 꼽았다. 평화롭던 말리의 도시 팀북투에 정치적 폭압이 가해지면서 망가져 가는 주민들의 삶을 빼어난 영상과 함께 담았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현대화한 영국 영화 ‘심벨린’을,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무명 배우의 꿈과 좌절을 그린 한국 영화 ‘그들이 죽었다’를 볼만한 영화로 소개했다.

◇독립영화에 힘 실어주기=필리핀 이란 태국 등은 전통적으로 독립영화가 강세다. 올해는 베트남 이라크 방글라데시 레바논의 독립영화까지 가세했다. 주변으로부터 버림받는 세 명의 이야기를 통해 방글라데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는 ‘잘랄의 이야기’, 기차역을 배경으로 인간의 고독을 담아내는 이란 영화 ‘태양의 기차역’ 등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터키 독립영화 특별전도 마련된다.

한국 독립영화에도 힘을 불어넣기 위해 대명컬처웨이브상을 신설했다. 젊은 감독을 발굴하는 ‘뉴커런츠’ 부문과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출품작 중 1편을 골라 상금 2000만원과 1억원 이상의 국내 배급활동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한국 독립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대상으로 남녀 1명씩 ‘올해의 배우상’도 수여한다. 배우 김희애와 유지태가 심사위원을 맡는다.

◇관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사탄 탱고’ ‘토리노의 말’ 등으로 동시대 영화작가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헝가리의 벨라 타르 감독이 6일 오후 5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9일 오후 5시 자신의 영화 철학을 전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영화의전당 월석아트홀에서 각각 진행한다.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는 핸드프린팅 행사가 열린다. 중국 허안화 감독은 3일 오후 5시30분, 한국영화 회고전에 초청된 정진우 감독은 4일 오후 4시25분, 헝가리의 벨라 타르 감독은 5일 오후 4시30분 핸드프링팅을 한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김남길, ‘마담 뺑덕’의 정우성, ‘해무’의 문성근, ‘경주’의 박해일, ‘역린’의 조재현 등 배우들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