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 습지 생태계 교란 확인… 먹이사슬 상위 조류·포유류도 잡아먹어

입력 2014-09-30 03:50

황소개구리(사진)가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생물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습지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소개구리가 양서류를 먹이로 삼는 조류까지 잡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 4∼8월 경상남도 창녕 가항습지에 서식하는 황소개구리를 포획해 먹이를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황소개구리 129마리의 위에서 모두 632개체가 발견됐으며 주로 곤충류로 나타났다. 곤충류 65.3%, 공벌레류(쥐며느리) 13.8%, 달팽이류 7.9%, 개구리류 7.1%, 거미류 4.3%, 어류 0.6%, 지렁이류 0.3%, 포유류 0.3%, 지네류 0.2%, 조류 0.2% 순이었다.

특히 먹이사슬 상위 생물인 박새가 뱃속에서 나왔다. 황소개구리가 조류도 먹이로 삼는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인 새의 종류까지 확인된 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박새는 길이 9㎝ 폭 3㎝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다 자란 새는 아니며 나는 연습을 하다가 물에 빠졌는데 황소개구리가 잡아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포유류 중에는 등줄쥐와 땃쥐 등이 발견됐으며, 독충인 장수말벌, 등검은말벌도 나왔다.

황소개구리는 1970년대 미국에서 양식용으로 국내에 들어와 야생화됐다. 지금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주로 강 저수지 농수로 배수로 등에 서식한다. 4월 겨울잠에서 깨어나 5∼7월 번식하며, 한 번에 6000∼4만개의 알을 산란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