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式 ‘솔루션 마케팅’ 본격화

입력 2014-09-30 03:24

포스코가 권오준(사진) 회장이 강조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솔루션 마케팅이란 수요 업체의 필요를 파악해 그에 맞는 제품을 개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포스코는 일반 스테인리스보다 부식에 견디는 정도가 수십배 높은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을 국내 최초로 상업 생산했다고 29일 밝혔다. 주로 원전 부품으로 쓰이는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은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일본과 유럽의 일부 업체들만 생산해 왔다. 국내에서는 수입품에 의존했다.

포스코가 초내식 스테인리스강 개발에 들어간 것은 우리나라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4호기 수주가 확정된 직후다. 포스코는 원전용 복수기 제작을 맡은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새로운 철강재의 상업 생산을 모색했다. 현대중공업은 값비싼 수입품보다 국내 업체의 제품을 제공받는 게 절실한 상황이었다.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은 이미 박용수 신소재공학과 교수에 의해 개발이 이뤄진 상태였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양산체제로 발전시켜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지난 2년여간 스테인리스 생산 및 판매부서와 기술솔루션 센터의 연구원, 엔지니어 등이 힘을 모았다. 원전 복수기는 원전에서 나온 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만드는 장치다.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내식성이 강한 철강재가 필요하다.

신소재 생산 성공은 권 회장이 강조해온 솔루션 마케팅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때부터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기술을 제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갑’ 행세가 통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권 회장은 지난달 7일 직원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레터에서도 “솔루션 마케팅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번 개발은 솔루션 마케팅의 모범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요구에 맞게 강종을 다변화하고 차별화된 생산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