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수난시대’

입력 2014-09-30 03:48
청주대 학생과 교수들이 29일 청주역 앞에서 비를 맞으며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청주대 총학생회 제공

충북 청주대와 강원도 상지대가 총장의 퇴진운동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전북대는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구성원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청주대는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에 따른 후폭풍에 그야말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800억원의 적립금 투입 등 대학 측이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최근 김윤배 총장의 막말 파문까지 터지면서 총장 사퇴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학생, 교수, 동문 등으로 구성된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 구성원 160여명은 29일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나섰다. 비대위는 청주대 정문 앞을 출발해 세종시 교육부까지 약 30㎞구간을 10시간여 동안 걸어갔다. 도보행진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 300여명도 교육부 청사에 집결해 총장 퇴진운동에 동참했다.

유지상 청주대 총학생회장은 “관선이사 파견을 통한 김윤배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기 위해 도보행진을 실시했다”며 “우리의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수업거부와 점거농성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원주 상지대학교도 시끄럽다. 1993년 사학비리로 교육계에서 퇴출됐던 김문기(82) 전 상지학원 이사장이 20년 만에 총장으로 복귀하면서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상지대 총학생회는 김 총장의 사퇴 등을 요구하면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총학생회는 대학본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강력한 요구와 교육부의 자진 사퇴권고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총장직 수행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김씨가 총장으로 선임 된지 불과 40여일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대학의 민주화는 상실됐고 교육과 배움의 가치는 실종됐으며, 도탄과 탄식만이 존재하는 비상식적인 대학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천막농성과 함께 총장 출근 저지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윤명식 상지대 총학생회장은 “김씨의 퇴진과 대학이 정상화되는 그날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교육부는 상지학원 이사회에 대한 행정감사를 즉각 실시하고 공익이사를 파견하라”고 촉구했다.

전북대는 차기 총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대학본부가 간선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교수회가 직선제 투표를 강행해 후보자를 뽑아 내홍이 깊어가고 있다. 이 대학 교수회는 양오봉(화학공학부) 교수를 교육부에 제17대 총장임용후보자로 추천해달라고 본부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본부측은 “정당성이 없는 직선제 결과에 관계없이 일정대로 간선제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장임용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는 간선제 선거 일정을 다음 달 2일 회의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전국종합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