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치인이 미모의 여성으로 위장한 남성 기자에게 노골적인 사진을 보냈다 낙마한 일을 두고 취재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수당 소속의 브룩스 뉴마크 영국 내각부 시민사회담당 차관은 최근 20대의 여성 지지자로 위장한 남성 프리랜서 기자와 온라인상에서 성적으로 노골적인 사진을 교환했다. 이 기자는 영국 언론 ‘선데이 미러’에 기고를 해왔다.
기자는 트위터에서 자신이 ‘소피’라는 여성이며 ‘열렬한 보수당 지지자(PR girl)’라고 밝혔다. 또 섹스에 관심이 있다고도 했고, 프로필 사진으로는 일광욕을 하는 사진을 올려놓았다. 이 사진은 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는 의원 6명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접근했는데, 5명은 반응이 없었지만 브룩스 차관은 속아 넘어갔다. 그는 소피에게 프로필 외 다른 사진을 요구했고, 자신도 잠옷 바람으로 하체를 찍은 사진을 보냈다. 브룩스는 이 일이 선데이 미러에 기사화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27일 스스로 사임했다. 브룩스는 여성의 의회 진출을 확대하는 보수당 캠페인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해당 기자가 접촉한 다른 의원인 마크 프리처드는 이번 사안이 취재 윤리에 어긋난다며 영국 독립언론윤리기구(IPS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명백한 함정취재라는 것이다. 함정취재를 하려면 ‘합당한 의심’이 들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선데이 미러 측은 여성의 의회진출 확대 캠페인을 벌여온 인사가 젊은 여성에게 노골적인 사진을 전달한 것은 부적절하며, 이를 보도하는 것은 공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 화제] 미모 여성 위장한 남자 기자에 당한 英 차관
입력 2014-09-30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