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세월호 대책위 해산해야”… 여당 초·재선모임서 작심 발언

입력 2014-09-30 03:42
새누리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족이 아닌 좌파를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자초하면서 국민적 호소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29일 당내 초·재선 혁신모임인 ‘아침소리’ 주례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대책위는 유가족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심을 앗아가고 있을 뿐”이라며 “연락기능과 같은 최소한의 직책만 남기고 해산하는 게 국민이나 유족을 위해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책위는 유족들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좌파를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간부들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 유경근 대변인의 사실 왜곡 등을 거론하면서 “강경 좌파에다 무도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이미지까지 겹쳐 대책위에 대한 국민 평가가 최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 의원 발언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에서는 “속 시원하다”는 견해와 “유족만 자극한다”는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아침소리 소속의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책위 해산에 방점이 찍혀있다기보다는 세월호 사건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극우 성향인 ‘서북청년단 재건위’의 세월호 추모리본 강제제거 시도 등을 언급한 뒤 “대책위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혐오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역효과만 낼 뿐”이라고 썼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