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버월 벨 前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입력 2014-09-30 03:53
버월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핵은 한·미동맹을 통해서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핵위협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게 문제인 거지요.”

버월 벨(67)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24일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 핵위협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면서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재조정키로 한 것은 현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24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참석차 방한했다.

벨 전 사령관은 2006∼2008년 사령관 재임 때 전작권 전환을 적극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가 급격히 달라졌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북한의 핵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더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핵을 억제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한·미동맹이라고 덧붙였다. 재임 당시 역점을 뒀던 ‘주한미군 가족동반 3년 근무 프로그램’이 미 국방예산 감축으로 무산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미군과 가족이 함께 있다는 것보다 미국의 대(對)한반도 방위공약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워싱턴DC의 ‘한국전참전용사기념비’의 문구 수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기념비에는 “조국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조국의 부름에 응한 아들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새겨 있다. 벨 전 사령관은 “조국은 우리가 사랑하고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한국을 지키기 위해 조국의 부름에 응한 아들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60년 전과 달리 한국은 이제 미국의 긴밀한 이웃이자 동맹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소망은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유일한 손녀인 진희(7)양의 손을 잡고 통일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걷는 것이다. 벨 전 사령관은 “진희는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