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타케山 화산 폭발… 수십명 死傷

입력 2014-09-29 05:17
일본 중부지역에 위치한 온타케산(御嶽山)이 7년 만에 분화(噴火)해 4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의 등산객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나가노현 경찰은 28일 온타케산 정상 근처에서 발견된 부상자 중 4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심폐정지 상태이며, 부상자도 다수에 이른다고 발표했다고 NHK 방송이 보도했다. 경찰은 심폐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멈춘 것이지만 의사의 판단에 따른 사망 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산한 여성 등산객 3명은 “화산재에 파묻혀 움직이지 못하는 등산객 2명을 목격했으며 이미 죽은 것 같았다”고 말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가노현은 아울러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 43명이라고 밝혔다. 사고 지역이 워낙 광범위하고 분화가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피해자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니가타(新潟)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국인 피해 상황은 현재까지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분화는 27일 오전 11시53분쯤 발생했으며 굉음과 함께 화산재가 대량 분출했다. 이번 분화는 마그마가 상승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끓어 폭발한 ‘수증기 폭발’로 추정됐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구 3곳에서 분출된 연기가 최고 10㎞ 상공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온타케산 부근을 지나는 항공편의 결항이 잇따랐다. 해발 3067m의 온타케산은 일본 중부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쳐 있으며 도쿄에서는 약 210㎞ 떨어져 있다. 사고 당일 온타케산에는 휴일을 맞아 단풍을 보러온 등산객들로 붐볐으며 정상 부근에만 최소 250명 이상이 있었다.

일본 정부는 육상자위대원 110명 등 구조대를 급파해 28일 하루 동안 등산객 24명을 구출해냈다. 또 산장에 몸을 피한 등산객 26명도 무사히 하산시켰다. 그러나 이날 오후 심폐정지 상태의 등산객들이 잇따라 발견되자 정부 차원의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달 중순부터 온타케산에서 화산성 지진이 증가한 것을 파악했지만 미리 입산규제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온타케산은 2007년에도 소규모 분화가 있었다. 일본에는 활화산 110개가 있다. 최근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화산 분화는 1990년 발생한 나가사키(長崎)현 운젠다케(雲仙岳) 분화이며 41명이 사망하고 3명이 행방불명됐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