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수훈갑 황재균… 1982년 어머니 이어 사상 첫 母子 금 포효

입력 2014-09-29 05:35
8회초 황재균(27)이 쏘아 올린 2타점 적시타는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황재균은 28일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대만에 고전하던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황재균은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 테니스 복식에서 정상에 오른 어머니 설민경(54)씨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나온 건 처음이다.

황재균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톱타자로 거론됐지만 지난 18일 LG 트윈스와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탓에 민병헌에게 자리를 내줬다. 류중일 감독은 아예 황재균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3루수 겸 7번 타자로 김민성을 기용했다. 황재균은 지난 22일 태국전과 지난 24일 대만과의 첫 대결에서는 모두 백업으로 교체 투입됐다.

황재균이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지난 25일 홍콩과의 조별예선 3차전부터다. 김민성의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발로 돌아온 황재균은 절치부심한 듯 당시 2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한국의 콜드게임 승리를 견인했다. 이어 27일 중국과의 준결승에서도 4타수 4안타 1볼넷의 맹타를 휘둘렀다. 황재균은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무려 타율 8할(10타수 8안타) 5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스스로 병역 브로커 역할을 했다.

지난 2007년 야구 월드컵 당시 대표팀으로 뽑히고도 부상으로 탈락했던 황재균은 늘 꿈꾸던 태극마크를 이번에 처음 달고 제몫을 톡톡히 했다. 적지 않은 나이인 황재균이 이번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된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어머니 설민경씨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