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과 재건축 조합들이 서울 강남과 신도시에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을 올리고 있다.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는 데다 정부가 신도시 공급을 중단키로 하면서 분양 흥행에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다음 달 초 청약에 들어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26일 3.3㎡당 평균 4130만원에 분양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말 1차 분양 당시의 평균 분양가(3830만원)보다 300만원 높다. 전용면적 85㎡라면 같은 단지에 있는 집이 10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크로리버파크는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같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서초 푸르지오 써밋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100만원, 3150만원이다. 아크로리버파크가 비슷한 시기 인근 지역에 분양하는 이들 단지보다 1000만원이나 더 비싼 건 2007년 사업 승인을 받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용 112㎡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국내 일반 아파트 중 사상 최고인 5000만원을 찍었다.
보통 새 아파트는 미분양 우려 때문에 앞서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나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고가로 분양하는 것은 비싸도 잘 팔릴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한다. 아크로리버파크는 1차 분양 때 최고 4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평형을 1순위에서 마감했다.
GS건설이 다음 달 초에 청약을 받는 위례 자이 아파트는 앞서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보다 비싸게 나왔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779만원으로 올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다른 아파트보다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높다. 26일 개관한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을 낀 26∼28일 4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이 다음 달 내놓는 경기도 양주신도시 푸르지오 2차분도 분양가가 3.3㎡당 842만원으로 지난 6월 1차 때보다 22만원 올랐다. 2016년 분양할 3차 물량은 가격을 더 올릴 계획이다. 호반건설이 다음 달 분양하는 충남 천안 불당지구 호반베르디움 3차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차분, 2차분보다 30만원 정도 오른 937만원이다. 경북 김천혁신도시에서 이지건설이 7월 내놓은 이지더원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706만원으로 지난해 10월 공급된 한신휴플러스보다 32만원 높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고삐 풀린 분양가… 아크로리버파크 열달새 1억↑
입력 2014-09-29 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