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44 대 17… 이색 종목 카바디 ‘기분 좋은 첫 승’

입력 2014-09-29 04:37
한국 카바디 대표팀의 엄태덕(붉은 옷)이 28일 인천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예선 B조 일본과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돌진하자 일본 선수들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바디 한·일전’에서 한국이 완승을 거뒀다.

한국 카바디 대표팀은 28일 인천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체육관에서 열린 카바디 남자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일본을 44대 17로 꺾고 기분 좋은 첫 승을 챙겼다. 인도 프로 카바디팀에서 뛰고 있는 이장군(22)과 김성렬(29), 주장 엄태석(30) 등 선수 7명의 고른 활약 속에 전반에만 24대 9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장군이 일본 수비수 2명을 동시에 터치하며 다득점을 올리자 관중석에선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함성이 터지기도 했다.

카바디는 우리에게 친숙한 놀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꼭 닮은 종목이다. 가로 12.5m, 세로 6.25m의 코트에 가운데에 줄을 긋고 양 팀이 번갈아 서로의 진영에 들어가 상대방 선수의 몸을 터치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면 점수를 얻게 된다. 격투기가 가미된 술래잡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몸을 터치당하거나, 공격에 실패하면 코트 밖으로 나가는 점에선 피구와도 닮았다.

우리에겐 생소한 종목이지만 종주국인 인도에서는 40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 최고(最古)의 종목이다. 특히 선수들의 ‘숨을 참는 기술’이 승패의 중요한 요소다. 숨을 쉬지 않는다는 점을 심판에게 입증하기 위해 공격수는 상대방 진영에서 ‘카바디’라는 말을 끊임없이 외쳐야 하는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이를 수 분 동안 지속하기도 한다. 만약 공격수가 숨을 쉬다 심판에게 발각되면 그 선수는 퇴장되고 수비팀이 1점을 얻게 된다.

카바디는 아시안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기 중 하나다.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경기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경기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인도는 남자부에서 금메달 6개, 4년 전 여자부 금메달 1개를 포함해 총 7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남녀부에 1개씩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남녀부 경기에 처음 출전해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지난해 인천 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동반 동메달을 수확하며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여 모두 은메달 이상 획득을 목표로 한다.

인천=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