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주요 교단 총회 결산] (1) 교세 위축되는 개신교

입력 2014-09-29 03:30 수정 2014-09-29 20:19

장로교와 침례교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9월 정기 총회가 마무리됐다. 전반적으로 성도 수가 감소하는 등 개신교 교세가 약화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갱신을 위한 모색은 더욱 치열해졌다. 목회대물림이나 교단선거법 개정, 목회자납세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한 교단별 시각차도 거듭 확인됐다. 주요 교단 정기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향후 과제 등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주요 교단들의 교인 수는 줄고 있는 반면 목사·교회 수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도와 부흥의 열기를 되살리고 목회자 수급 조절을 위한 교계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예장합동·통합·고신·합신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장로교 주요 5개 교단이 지난 22∼26일 열린 총회에서 보고한 교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이들 교단의 재적교인 수는 전년보다 15만7987명(평균 감소율 2.2%) 줄었다.

◇중·고생 등 교회학교 학생 감소 심각=국내 최대 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 소속 교인은 지난해 말 285만7065명으로 전년보다 13만7808명(4.8%) 줄었다. 중소교단의 전체 교인수와 맞먹는 규모다. 예장통합 역시 같은 기간 281만531명에서 280만8912명으로 1619명(0.06%) 줄면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예장고신·합신·기장 등 교단들도 많게는 8000여명에서 적게는 2000여명씩 줄었다.

특히 장년층보다 유치부와 초·중·고 등 교회학교 학생 수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예장통합 교단의 유치부원은 지난해 말 5만8293명으로 전년보다 3958명(6.8%) 줄었고, 중·고등부는 15만7409명으로 무려 1만4251명(9.1%)이나 감소했다. 예장합신도 장년층 신자 감소율은 0.64%에 불과했지만, 유·초등부(영·유아 포함)는 3.6%, 중·고등부는 4.1%로 감소 폭이 컸다.

교인 수 감소는 고착화되고 있는데 반해 목사와 교회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예장합동·통합, 기장 등 3개 교단은 목사와 교회 수가 각각 평균 2.1%, 1.2% 증가했다. 장로교 양대 교단인 예장합동과 통합에서만 1년 사이에 각각 448명과 615명의 목사가 배출됐다. 이들 교단의 교회 수도 같은 기간 각각 55개와 175개 늘었다.

◇“목회자 수급 조절, 공동 대응해야”=교계 전문가들은 ‘교인 감소’와 ‘목사·교회 증가’ 현상에 대해 “기형적인 성장 구조”라고 진단하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선교정책 발굴과 더불어 목회자 수급 조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28일 “과거 한국교회의 성장 기조에 맞춰 만들어진 목회자(신학생) 배출 구조가 시대상황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교단의 건강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교계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큰 틀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목회자 이중직 허용’ ‘신학도 사역 다각화’ 등의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교회학교 학생 감소와 관련, 박상진(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낮은 출산율과 과도한 입시 경쟁 등이 교회학교 부흥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이 같은 요인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예장통합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총회 산하에 ‘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가칭)’를 설치해 유·청·장년 및 노인 등 세대별 맞춤 선교정책을 마련키로 했다.

박재찬 이사야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