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우토슈타트’ 홍보 책임자 산타크루즈 박사 “현대차 테마파크, 한국만의 콘텐츠 개발해야”

입력 2014-09-29 03:52

“미국에 아우토슈타트가 있었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지난 25일 만난 폭스바겐그룹의 아우토슈타트 글로벌 홍보 책임자 리노 산타크루즈(사진) 박사는 “이곳은 아우토슈타트가 문을 열기 이전에는 석탄 등을 생산한 미개발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가 됐다”고 자랑했다. 그가 꼽은 아우토슈타트의 성공 배경은 고객 맞춤형 콘텐츠다.

산타크루즈 박사는 “독일 사람은 차를 좋아해 500㎞를 이동해 차를 받으러 오지만 미국이라면 그렇게 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각 나라의 사정에 맞는 독창적인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폭스바겐에 아우토슈타트는 ‘고객과 의사소통하는 새로운 장’이 됐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테마파크 건설 계획과 관련해 “한국과 독일의 상황이 다르므로 특별한 조언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우리가 영감을 줬다는 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 맞게 콘텐츠를 채우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폭스바겐은 실제로 아우토슈타트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그룹포럼의 한 전시공간은 2∼3개월 전까지 ‘안전’을 강조했으나 최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전시물을 교체했다.

다른 폭스바겐 관계자들도 현대차그룹의 시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폭스바겐 제품 홍보 담당인 크리스티안 불만 이사는 “현대차의 시도는 ‘스마트 무브’(현명한 행보)”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브랜드가 12개인 우리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브랜드가 2개뿐이고 역사도 길지 않아 전시공간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프스부르크=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