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에 밀린 親朴… 세결집 나섰다

입력 2014-09-29 03:59
그동안 주춤했던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최근 들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의 친박 의원 모임들이 다시 본격 활동에 나서고, 새로운 친박 모임들도 속속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7·14전당대회와 김무성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내 권력구도가 ‘비박(비박근혜) 약진’으로 흘러가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친박 의원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다음 달 ‘친박 실세’로 꼽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청,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25일에는 외부 교수를 불러 세미나를 여는 등 최근 모처럼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럼은 또 7·30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돌아온 이정현 의원 등 친박계 의원 영입도 추진 중이다.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뒤 활동이 뜸했던 ‘친박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미 포럼에 회비를 내며 사실상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소속 의원들은 “그동안 세월호법 교착 국면이 이어지면서 못했던 포럼 활동을 재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친박이 당내 갈등을 초래하려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설명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의 활동 재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근혜정부 초기 기세등등했던 친박 진영이 김 대표 취임 이후 약화되자 다시 세 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보수혁신위원회에 비박 대표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임명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 포럼을 이끄는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과 당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은 최근 “보수혁신위 구성은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혁신위 멤버 상당수가 김 대표 측 의원이나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로 구성된 데 대한 불만 제기다.

홍 의원은 당장 다음 달 초 친박 의원들로 구성된 통일·경제 연구모임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친박 측에서는 재정 확대를 기초로 한 최 부총리의 ‘최노믹스’에 대해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했던 것 역시 김 대표의 친박 진영 전체에 대한 ‘견제구’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친박 의원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정국이 정리되면 친박 대 비박 갈등이 더 크게 불거질까 걱정”이라며 “어쨌든 지금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