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외국인 예술감독에게 맡기나?

입력 2014-09-29 04:39
한류스타 이영애가 지난 19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어린이 2명과 함께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은 한류 스타들만의 잔치였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인천=이병주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개·폐회식을 외국인 예술감독이 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 26일 인천을 방문해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좀더 예술적이고 완성도가 있는 개·폐회식을 위해 공모를 하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 아티스트들이 개·폐회식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한국은 그동안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등 국제 행사를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해외 아티스트에게 예술감독을 맡긴 적이 없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흔한 일이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과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은 모두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안무가 겸 연출가 데이비드 앳킨스가 맡은 바 있다. 그리고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폐회식은 스위스 출신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가 담당했다.

정부가 해외 아티스트 참여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지난 19일 대회의 시작을 알린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이 한류 스타들의 잔치로만 끝났다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개막식 사전행사에 아이돌그룹 엑소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장동건, 김수현, 현빈, 이영애, JYJ, 싸이 등이 개회식에 나왔다. 특히 스포츠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인천 출신도 아닌 이영애가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나선 것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다.

임권택, 장진 감독이 총감독과 총연출을 맡은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는 약 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감독은 개회식 후 기자회견에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기존 대회들과 차별성 있는 개회식을 치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역대 개회식 가운데 최악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 시간 부족으로 정밀한 영상이 나오지 못하고 사운드가 울리는 등의 완성도 문제는 차치하고 기획과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류가 전부인 개회식이 됐고, 폐회식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 폐회식 당시 깃발 이양식에서 보여준 한국의 축하 공연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시 50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된 이 공연 역시 기대 이하라는 혹평이 많았다. 결국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국제 스포츠 대회의 개·폐회식의 예술감독을 해외 아티스트에게 맡기는 논의가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