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교류 수단이 됐다. 전 세계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도 매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도 바로 SNS 때문에 가능해졌다. 그 파급효과는 갈수록 커지고 폭발적으로 변하고 있다. 잘 사용하면 문명의 이기(利器)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엄청난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 때론 많은 이들을 자살에 이르게 하기도 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트위터와 카카오톡 등에선 이른바 ‘선릉역 알몸녀’가 화제가 됐다. 발가벗은 젊은 여성이 인도를 걷는 장면을 자동차 안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급속히 유포된 것이다. 선릉역 공영주차장에서 결별을 요구하는 남자친구와 싸우던 여성이 분을 못 이겨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는 얘기도 올라왔다.
이후 이 글과 동영상은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 확대 재생산됐다. 이 여성이 음란 사이트 회원이라거나, 남자친구와 함께 경찰에 입건됐다가 훈방됐다고 하더라는 후일담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모두 날조였다. 신고가 접수되는 대로 유포자를 처벌할 계획인 경찰은 SNS에서 관심을 끌려고 누군가가 기존에 돌아다니는 영상에 이야기를 덧입힌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이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하는 이른바 ‘○○녀’는 눈길을 확 끌 수 있어 SNS의 단골 메뉴다. 2011년에도 젊은 여성이 알몸으로 선릉역 주변 거리를 걷는 모습이 포착돼 이와 관련한 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았지만 당시 이 여성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에도 전남 목포에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20대 여성이 나체로 대로변을 걸었지만 행인들은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데만 바쁜 모습을 보여 공분을 샀다.
2012년 회자됐던 종업원과 임신부 간 폭행 사건인 ‘채선당’ 사건과 음식점에서 발생한 어린이 화상 사건인 ‘국물녀’ 사건도 SNS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들이다. 정신질환자의 이상 행동을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에 급급하고, 부정확한 사안을 무의식적으로 폭로하고 퍼나른 것이다.
SNS는 사적인 공간이 될 수 없다. 각종 정보 등을 올리는 순간 수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기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무차별적으로 전파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SNS 이용자들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태도보다는 사실에 부합하는 뉴스인지, 신뢰할 만한 정보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 SNS가 소통을 확대하고 사랑과 격려를 확산시키는 장으로 승화될 수 있다.
[사설] SNS는 사적 공간 아닌 공적 영역이다
입력 2014-09-29 03:40